윤남용 사진전 <구운몽(九雲夢)>에 부쳐
윤남용 사진전 에 부쳐 작가 윤남용을 처음 만난 것은 홍천에 있는 화가 이진경의 작업실에서였다. 오랫동안 네팔을, 중국을, 인도를, 그리고 거기서 우연히 만난 인도 사두(Sadhu)의 가르침을 좇아 떠돌다가, 다시 홀연히 눈 쌓인 강원도의 풍광에 매료되어 이곳에 스며들었다고 했다. 그를 처음 보았던 인상은 금방이라도 이 세상에서 이 한 몸 죽어 없어져 버리라고 버둥대는 듯한 사람의 그것이었다. 다 쓰러질 듯한 한옥을 빌려 그가 살던 방에는 이제껏 모아온 듯한 오래된 영화 DVD 케이스들이 마시던 술병과 함께 발디딜 틈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.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의 2010년도 영화 에 관한, 당시의 나로서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만의 해설을 들었다. 서구 미술이 고도로 발달시켜 온 사실적 재현..